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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인터뷰

육아의 주체는 나 그리고 아이에요.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고요.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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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

by 한빛

13,634

저자 인터뷰 - 김아연

워킹맘 4년차 한빛 직원
저자님도 워킹맘 15년차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육아책도 쓰시고 블로그 운영도 하실 수 있으신가요?
일하기도 많이 바쁘지 않으세요?


한편으로는 너무 부럽기도 하고..
일과 육아를 둘 다 즐겁게 하시는 저자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고 싶어요.

김아연 저자
질문에 답이 있는 것 같아요.
즐기려고 해요. ‘왜 이렇게 힘들지?’ 싶은 순간이 많은데 그럴수록 ‘어떻게 하면 힘들지 않을까?’
해결책을 찾고 즐길 방법을 생각하는 편이에요.

우선 즐기기 위해 후회를 줄이려고 해요.
저도 부모가 처음이니 실수가 잦고 부족한 점이 많아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큰 만큼 후회를 하지 않은 날이 없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후회에서 그칠 때가 많더라고요.
후회는 할 수 있지만 같은 후회는 반복하지 말자고 다짐했죠.
예를 들어 아침에 아이에게 큰 소리를 내고 헤어진 날은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

‘왜 아침부터 화를 냈을까’ ‘조금 더 참을 걸’ 후회가 되면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같은 상황에서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을까,
더 나아가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어요.

생각해보니 아이들은 ‘이제 양치할 시간이야’ 하면 대부분 ‘조금만 더 있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일을 해야 할 시간 5분 전에 ‘5분 뒤에 양치질 해야 해’ ‘5분 뒤에 집에서 나서야 해’ 말하니 ‘조금만 더 있다~’ 하는 일이 줄어들더군요.


제가 큰 소리 내는 일도 줄고요. 그렇게 후회되는 순간을 하나씩 줄여나간만큼 즐거운 순간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워킹맘 4년차 한빛 직원
이번에 나온 ‘왜 나는 매일 아이에게 미안할까' 책을 집필하게 되신 동기나 계기가 있으셨나요?

김아연 저자
제가 워킹맘이라서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함께 있는 동안 후회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후회를 줄이려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하더라고요.

그러기 위해 육아서의 도움를 많이 받았어요.
출퇴근길, 아이가 잠든 후 틈틈이 육아서를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실천해봤죠.
육아서로 육아 예습, 복습을 한 셈인데요..
그랬더니 공부하고 실천한만큼 육아에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여유가 생기니 여유롭게 아이를 바라보게 되고, 그 자체가 선순환이고요.


그 과정을 인터넷에 글로 올리고, 주변 부모들과도 공유했어요.
반응이 좋더라고요. 나도 하고 있던 고민이었는데 해결책을 찾을 생각은 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이렇게 바꾸면 되겠구나 라며 고맙다는 인사도 많이 받았고요.

그 때 ‘아, 나만 하는 고민이 아니구나. 내 고민과 생각을, 그리고 어떻게 해결하고 노력하고 있는지를 책으로 엮으면 부모들에게 위안과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책을 쓰는 과정에서 저부터 더 단단한 부모가 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그래서 쓰게 됐습니다.

워킹맘 4년차 한빛 직원
내 아이가 나와 같은 성향을 닮아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을까 봐
항상 조바심이 나서 무엇인가 아이를 가르쳐야 된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요.
이럴 때는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될까요?


김아연 저자
아이가 힘들어하는지, 아이를 지켜보는 내 마음이 힘든건지를 구분하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아이가 힘들어한다면 도와줄 방법을 고민해야하지만
만약 아이는 힘들어하지 않는데 아이를 지켜보는 내 마음이 힘들어서 도와주고 싶다면
일단은 한 걸음 물러서는 거죠.


한 걸음 물러선다는 게 문제를 방관한다는 건 아니에요.
한 걸음 물러서서 아이를 지켜보는 동시에 저 자신을 돌아봐요.
나한테 부족한 점을 아이가 닮아 내 마음이 불편하다면,
나는 내 부족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지금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거죠.

만약 내가 개선하지 않았으면서 아이에게만 개선하길 바란다면, 그건 제 욕심같아요.
내가 먼저 노력하면 그 모습을 아이가 보며자랄테니 자연스럽게 아이도 변할 거예요.
반대로 부족해서 큰 문제였나를 돌아보기도 해요.

부족해서 어떤 문제가 있었나를 생각해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했거든요.
그렇다면 내 아이도 부족하지만 잘 성장할 수 있으니 조바심내지 말자.
마음을 다독이기도 하고요.

워킹맘 4년차 한빛 직원
어른의 잣대로만 아이를 바라보다 보니
어느 순간 아이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잔소리하고 소리만 지르는 엄마가 되어 있더라고요.

갈등을 즐기면서 더 가까워지고 성숙한 엄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김아연 저자
책에도 썼는데,부모는 아이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를 끝까지 궁금해하고 믿는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면 좋겠어요.


흔히들 자식은 내 속에서 나왔으니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저도 그랬고요,
부모라고 아이를 모두 알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의 생각을 묻지 않고,
아이의 의도를 헤아리려 하지 않는 실수를 하기 쉽죠.

어렸을 때 친정엄마랑 싸우면서 “엄마는 내 엄마면서 왜 내 마음을 몰라?”라고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엄마가 “자식 겉을 낳지 속까지 낳는 건 아니다”라고 하셨었어요.
제가 부모가 되니 그 말이 생각나더라고요.

속까지 낳은 건 아니기에, 부모라면 그 속을 궁금해해야 할 것 같았고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할 때 “이렇게 해”라고 하기 전에
의식적으로 “어떻게 생각해?”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엄마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이 세 문장을 쓰려고 해요.

아이와 의견을 주고받으면 아이와 더 잘 알게 되기도 하고, 내 생각을 점검하는 기회가 되더라고요.

워킹맘 4년차 한빛 직원
저는 어렸을때 부모님이 칭찬에 인색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자존감이 바닥이었죠.
그게 너무 싫어서 입버릇처럼 아이한테 “이쁘다” “잘한다” 얘기하고,
아이가 떼를 써도 다 괜찮다고 모든 걸 덮어버리곤 해요.
근데...점점 아이가 조금만 자기 생각이나 기대에 못미치면 물건을 던지기도 하고..ㅠㅠ

조언이 필요한 말에 대해서는 듣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ㅠㅠ

저와 같은 부모들은 무엇부터 시작해보면 될까요?

김아연 저자
아이에게 격려와 존중이 필요한 때인지,
한계선을 그어줄 때인지를 구분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책에도 썼지만 바움린드의 네 가지 양육태도가 있거든요.
‘허용적 부모’의 경우 아이에 대해 애정은 높지만 통제는 낮아요.
가급적이면 아이의 뜻에 맞추려고 합니다.
요즘 부모들이 꿈꾸는 ‘친구같은 부모’죠.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고 스스럼없는 사이로 지내고 싶은 거죠.
그런데 허용적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의외의 문제점이 발견됐어요.

자신감은 높지만 자제력이 약했던 거죠. 통제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부모가 아이에게 한계를 정해주고 한계 안에서의 자유를 허락할 때 아이는 자제력을 키울 수 있으니까요.
애정도 높고 통제도 높은 ‘권위있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부모라는 거죠.
실제로 바움린드의 연구 결과에서도 그랬고요.

그러니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충분한 애정을 주되,
통제를 해야할 때인지 허용을 해야 할 때인지를 구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가 어릴 때는 구분을 부모가 해야하지만
아이가 자라면 아이와 상의해 규칙을 정하고 같이 규칙을 지키면 더 좋고요.

워킹맘 4년차 한빛 직원
‘왜 나는 매일 아이에게 미안할까’ 책 외에 이후
저자님이 추가로 집필 게획 중인 주제가 있다면 살짝 귀띔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아연 저자
저의 첫번째 책이 ‘나는 워킹맘입니다’ 였어요.
둘째 아이를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해 1년이 지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요.
그 책을 읽은 독자분께서 리뷰에 ‘이 저자는 아이가 자라며,
본인이 나이 들어가며 그 과정을 책으로 계속 낼 것 같다’고 남기신 걸 본 적이 있어요.

그걸 보며 내가 정말 그럴까 싶었는데 이후로 쭉 그랬건 것 같아요.
‘왜 나는 매일 아이에게 미안할까’도 첫째 초등학교 입학 앞두고 부모됨에 대해 한 번 점검하고
앞으로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며 목차를 짰었거든요.

연장선 상에서다음 책에서는 아마 아이와의 관계를 다루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내 품에서 떨어져 사회로 나아가는 게 느껴지거든요.

사회로 나아간 아이와 어떤 관계로 이어져야 할까,
어떻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까가 요즘 관심사거든요.

워킹맘 4년차 한빛 직원
마지막으로 좋은 부모가 되고싶은 모든 엄마아빠에게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김아연 저자
아침에 아이들과 헤어질 때 ‘엄마도 오늘 하루 잘 보낼게,
너희들도 잘 보내고 만나자’라는 마음을 담아 하이파이브를 나눠요.
하이파이브는 두 손바닥이 마주쳐야 완성되는 거잖아요.

육아도 비슷한 것 같아요.
아이와 나라는 두 손바닥이 마주칠 때 완성되죠.
아이가 어릴 땐 그걸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아이에게 무언갈 주고, 해주려고만 했죠. 그래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육아의 주체는 나 그리고 아이에요.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고요.
내가 아이에게 영향을 끼치듯 아이가 나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받아들이세요.

아이를 성장시키는 것을 넘어 아이와 내가 같이 성장하면 육아가 조금은 덜 힘들고 더 행복할 거예요.

 

 

       김아연 저자님의 "왜 나는 매일 아이에게 미안할까"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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