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면접관으로 서류 검토와 면접에 참여하면서 역량이 충분한 지원자들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순간을 많이 보았습니다. 어떤 지원자는 면접이 끝난 후 탈락을 직감했는지 질문 시간에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놓은 적도 있었습니다.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것은 물론 대기업 출신이었음에도 커리어 패스와 공부 방향의 갈피를 못 잡고 있었고, 이런 고민들을 계속 접하게 되면서 ‘도움을 주고 싶다’라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마침 꽤 오래 면접관으로 있으며 자료를 모아놓았고 이 자료들을 정리하면 취업을 위한 안내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열정을 갖고 개발을 하는 이들이나 역량을 갖추었으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이들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쳐 원하는 커리어를 밟아가길 바라며 이 책을 썼습니다.

서류 작성과 포트폴리오 준비, 기술 면접을 대비해 알아야 할 내용, 인성 면접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 등을 면접관이자 개발자로서의 경험과 주변의 조언, 면밀한 자료 조사 등을 통해 정리했습니다.

일단 서류에서는 본인이 걸어온 길을 잘 드러내는 것은 당연하고 지원자의 세세한 능력과 노력을 잘 알아보도록 흔적을 곳곳에 남겨야 합니다. 평범한 개발자라면 이 흔적을 어떤 방식으로 남겨야 할지 고민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 중소기업에서 출발한 평범한 이력을 가지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 과정 에서 기술 벤더나 중소 규모의 SI 업체를 전전하거나 관련 프로젝트의 프리랜서를 하는 등 깔끔하지 못한 이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몇 년 동안 스터디, 개인 프로젝트, 오픈소스화할 수 있는 결과물들을 만들어내며 바쁜 주말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대형 커머스에 입사해 이전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좋은 동료들과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료들 덕에 크게 성장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개발자, 혹은 개발직을 꿈꾸는 분들은 제 이력서보다 더 훌륭한 이력서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개발 직군에게 면접은 본인이 공부하며 쌓은 지식을 검증하고 토론하는 시간입니다. 면접이라는 절차를 단순 질문과 답변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지원자와 면접관의 기대치를 서로 충족한다면 토론의 장이 열리는, 즐거운 자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깊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고 미처 몰랐거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잘 설명할 수 없는 개념들을 회고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기술 면접을 여러 번 봤다면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라거나 ‘이번 면접은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떨어지면 안 되는데’, ‘꼭 입사해야 하는데’와 같은 생각은 부담감만 높여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되 ‘떨어지더라도 훗날 더 중요한 면접에 도움이 될거야’와 같은 긍정적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훨씬 좋은 경험으로 남을 수 있고 실력을 발휘하기도 쉬워질 것입니다. ‘이번 면접에서 최소한 80퍼센트 이상은 대답을 하고 나오자’와 같은 단기 목표를 세워 준비하면 더욱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 책 중 상당 부분은 개인의 관점이 많이 담겨 있기도 하고, 주로 서버 개발자의 입장에서 기술한 측면도 있으므로 이 책을 무조건 ‘정답’이라고 여기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있는 지원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광범위한 내용으로 채우려 노력했습니다. 면접은 정답이 여러 개인 경우도 있고 특히 인성 면접은 정답 없이 지원자의 특성이나 관점을 파악하려는 의도가 큽니다. 그래서 ‘A 질문의 답은 B입니다’를 알려주기보다는 이 질문이 어떤 의도이며,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큰 틀에서 시야를 밝혀주고자 했습니다.

독자의 생각과 다른 부분도 분명 존재할 것이고 일부 면접관이 요구하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문제의 실마리를 푸는 접근 방법, 연차에 따라 어떤 지식을 공부하고 경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길잡이로 활용해주었으면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앞날에 도움이 되는 책이기를 기원합니다.

이남희

성장을 꿈꾸는 개발자에게 커리어 내비게이션이 되어준 IT 분야 베스트셀러, 『개발자 기술 면접 노트』가 더욱 탄탄해져 돌아왔습니다. 개발자에게 꼭 필요한 취업 전략을 담은 초판의 내용에 더해 AI 도구를 경쟁자가 아닌, 취업과 이직을 위한 훌륭한 어시스턴트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추가로 담았습니다.

또한 단순 코딩 능력이 아닌 '문제 해결' 능력을 더 중시하는 AI 시대의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 STAR 기업을 통한 자기 계발과 면접 대비, AI 튜터링을 이용한 학습법, AI 도구를 활용한 ERD나 시퀀스 다이어그램 작성 등의 업무 자동화 스킬을 익히며 트렌드에 맞는 커리어 관리 방법까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합격하는 포트폴리오는 무엇이 다를까?', '기술 면접에서는 어떤 답변이 최선일까?'와 같은 취업/이직을 위한 노하우부터 '스터디, 오픈소스 참여 등의 이력을 쌓는 법', 'AI 시대에 개발자가 갖춰야 할 능력' 등 취업/이직 이후 내용까지. 이 책이 여러분의 커리어 항로를 설계하는 데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개발자 기술 면접 노트(개정판)』